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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수익화의 기본 지표 이해하기 (3)

이제 지갑을 열게 하자. T2P (Trial to Paid)
지난 글1 : 구독 수익화의 기본 지표 이해하기 (1) 구독에서의 매출이란? 지난 글2 : 구독 수익화의 기본 지표 이해하기 (2) 구독의 시식코너, 무료 체험
이제 신규 구독 유치까지 단 하나의 관문만이 남았다. 무료체험에 진입한 유저의 체험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진행될 ‘결제’라는 관문이다. 이 때의 전환 값을 Paid Conversion (구매 전환)이라 부르며 무료 체험 대비 결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Trial to Paid (T2P) CVR 전환율로서 관리된다.
무료 체험 (Free Trial)의 중요성과, 체험으로의 유도를 위해 유저에게 어떤 메세지를 어느 시점에 넛지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살펴보았다. T2P 의 경우 유저의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어렵다. 또한 이 때부터는 제품의 본질 (얼마나 매력적으로 유저의 사용 니즈를 해결해주느냐)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손놓고 지켜만 보는 서비스들도 많다. 허나 제품의 본질을 개선하고, 더 매력적인 신규 피쳐를 개발하는 것과 별개로 T2P를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론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무료체험을 높인다 한들 결제로 이어지지 않으면 매출은 0원이거늘, 어렵사리 얻어낸 무료체험 구슬들도 결제로 꿰어내야 보배이기 때문에 제품 관리자 (Product Manager)는 취할 수 있는 방법론들을 맡은 제품 속성에 맞게끔 차용하여 실험하며 지표를 관리해야 한다.
유료 기능에 만족하지 못해서 떠나는 유저를 손놓고 보기만 하면 안된다

1. 무료체험기간 동안 아하 모먼트 겪게 하기

일차적으로 유료 기능들은 그 개수도 많거니와 여러 화면들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체험 기간 내에 유저들이 제대로 못써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렵사리 찾아낸다 한들 올바른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기간 내에 최대한 여러 기능을 써봐야 한다는 조바심에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 위주로 진득하게 써보기가 힘들다. 유저에게 아하 모먼트를 뾰족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유저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해당 기능 위주의 사용 가이드를 제공하거나 나아가 튜토리얼(내지는 무료체험 온보딩)을 짤막하게라도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실험을 통해 확실히 확인된 점 하나는, 유료 기능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시점이 무료체험을 시작한 직후라는 점이다. 가벼운 질문을 통해 유저의 니즈를 확인하고, 간단한 온보딩을 진행하는 것이 유저 입장에서는 ‘귀찮음’ 보다는 ‘반가움’으로 느껴질 시점인 셈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료 기능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가이드를 통해 무료체험 의지를 다지고 올바른 용례대로 사용하며 만족감을 느끼면 다행이지만, 급격히 떨어져가는 관심은 저조한 동기부여로 이어져 끝내 아하 모먼트로 이어지지 못하기 쉽다. 이에 많은 서비스들은 무료 체험 기간 내에 CRM 툴을 통해 유저에게 푸쉬 메세지를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외적 자극 외에 내적으로 동기부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 요소를 제품이 곁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흔히 신규 유저의 온보딩을 위해서도 쓰이고, 이후 리텐션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쓰이는 방법으로서 기간 내 목표치를 제시하고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방식 — 뱃지 수집, 레벨 달성 등이 있다. 특히 무료체험은 기간이 짧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동기부여를 유지시키기에는 이러한 방법론이 오히려 간단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
당근마켓의 뱃지, 알라미의 프리미엄 사용팁, 슬랙의 step by step 온보딩, 링크드인의 온보딩 진척도 화면

2. 선행 지표 찾아, 해당 지표 높이기

결제를 하는 유저들의 공통 속성이 무엇일까? 명확한 인과 관계를 찾으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무료체험 시작 직후 바로 프리미엄 기능을 1회 이상 사용해본 유저들이, 그렇지 않은 유저들보다 T2P 가 50% 높다고 해보자. 이것은 애초에 결제로 이어질 의지가 높은 유저들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기능을 사용해본 것일 수 있다. 강한 상관 관계는 있을 수 있지만, 명확한 인과 관계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 유의하며 유저 코호트를 여러 방면으로 쪼개어 T2P CVR 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행 지표를 찾으면 비단 T2P 를 높일 수 있는 시드를 얻게 된다는 점 뿐 아니라, 후행 지표인 T2P 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최소 일주일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결제율을, 미리 빠르게 예측하여 대응할 수 있게 된다.) 1번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뱃지를 3개까지 획득하는 유저는 거의 대부분 결제로 이어진다.’, ‘가이드를 끝까지 수행한 유저들은 뱃지 수집을 3개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 등 데이터 사이의 상관 관계를 꿰어가며 유의미한 시드를 찾을 수 있다.
리텐션과 주요 기능 사용 여부 코호트별 T2P 차이 — 이 중 T2P 증대와 인과 관계를 가진 코호트 속성은 무엇일까 (실험 중)

3. 이탈하는 유저에게 일말의 전환 기회 찾기

여기서 말하는 이탈은 ‘환불’이 아니라 ‘결제 청구 취소’ 이다. 실제로 발생한 결제가 없는 무료체험 기간 중에 행하는 취소이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결제를 취소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모종의 이유로 유저는 결제를 희망하지 않고 이탈한다. 서비스마다 상이할 수 있으나, 한번 이탈한 유저가 다시 구독 유저로 돌아올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하지만 나갈 때 나가더라도 왜 나가는지를 알아야 그것을 시드삼아 각 서비스들만의 구독 해지를 막는 넛지 플로우를 기획할 수 있으며, 그래야 추후 발생할 이탈 유저를 막아 T2P 하방선을 지킬 수 있다.
와이즐리 구독 이탈시 설문 플로우 — 일시정지 라는 넛지도 마지막에 소구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탈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료체험 기간이 짧아서 충분히 못 써봤거나, 제대로 된 사용법을 못익혀 만족도가 낮았거나, 그냥 제품 자체가 전반적으로 마음에 안들었을 수 있다. 각 이유에 따라 무료체험 기간을 추가로 제공해주는 실험을 해볼 수도 있고, 사용법을 해당 시점에라도 제대로 알려주는 플로우를 더해볼 수도 있고, 기존 기능의 개선이나 신규 기능 개발의 우선 순위를 높여볼 수도 있다. 또한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근본적으로 현재의 가격이 이상적인 가격이라는 전제 하에 (가격을 변수로 하는 실험의 위너를 베이스라인 했다는 전제 하에) 이러한 유저들에게 할인 쿠폰이나, 부담이 덜한 구독 상품을 역제안하는 것을 실험해볼 수도 있다.

4. 최적의 가격 찾기

‘가격’은 구독 상품의 객단가라는 점에서 ARPPU (Average Revenue Per Paid User) 지표의 변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는 틀린 말이다. 가격이 곧 그 자체로서 ARPPU 인 것이고, 어떠한 가격 값이 최적의 값인지 판단하는 핵심 지표는 Trial CVR 과 T2P CVR 이다.
서로 다른 가격이 적용된 실험군의 Trial CVR 과 T2P CVR 을 곱하여 산출된 최종 구매 건수에, 적용되었던 가격을 곱하여 매출액을 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위너를 정한다. 경우에 따라 낮은 가격이 이길 수도 있고 (압도적으로 높은 Trial CVR, T2P CVR 을 낸 경우), 높은 가격이 이길 수도 있다. (Trial CVR, T2P CVR 의 하락폭이 낮거나, 오히려 오른 경우) 결국 위너를 정하는 것은 Trial CVR 과 T2P CVR 의 조합인 셈이고, 그렇게 해서 정해진 가격이 ARPPU 가 되는 것이다.
특히 가격은 아무래도 실제 결제와 직결되는 변수이다 보니 Trial 보다도 T2P CVR 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여러 방법론을 거쳐서도 좀처럼 T2P CVR 이 오르질 않는다면 가격 테스트를 한번 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T2P 가 낮은 것일 수 있다.
적정 가격을 적용한 이후 모든 국가에서의 T2P CVR 이 개선된 알라미의 사례
참고로, 구체적인 가격 테스트 사례는 우리 팀의 그로스 엔지니어께서 작성해주신 다음 글을 읽어보시길. - 구독, 가격테스트 (1) / 구독, 가격테스트 (2)

5. 무료체험 기간 후 자동결제? 수동결제?

끝으로 ‘무료체험 후 자동 결제’ 라는 기제도 T2P CVR 에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인데, 보통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구독 상품을 관리한다는 전제 하에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는 다루지 않으려 한다. 각 스토어의 구독 상품은 일정 기간의 무료체험 이후에 결제가 자동으로 되게끔 짜여져 있다. 하여 ‘수동 결제’ 실험을 하려면 상당한 크기의 개발 코스트가 요구된다. 특정 기간 동안 유료 기능들을 열어주고,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무료체험 기간이 없는 구독 상품’으로 결제창을 띄워야 한다. 안정성을 위해서는 구독 상품 관리를 위한 서버도 별도로 만들어야 하고, 이와 통신하며 무료체험 여부를 판별하는 로컬 내의 기제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실험을 기획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무료체험 후 자동결제’가 갖는 명확한 장단점 때문이다. 장점은 유저들이 자동 결제를 막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결제가 이어져 상당히 높은 T2P CVR 이 보장된다는 점이고, 단점은 애초에 무료체험 자체를 망설여 Trial CVR이 크게 낮아진다는 점이다. 자동 결제인 경우, 무료체험을 시작하는 시점에 결제창을 띄워 결제 예약을 걸어놓아야 하는데 이 결제창에서 이탈하는 유저 비율이 굉장히 높다. 수동 결제라면 이탈 없이 전부 무료체험이 시작되고, 무료체험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결제창이 뜰 것이다. 유료 기능에 자신이 있는 제품이라면, 그리하여 수동 결제 실험에 컨피던스가 높은 제품이라면 높은 개발 코스트를 감수하고서라도 한 번쯤 해봄직한 실험일 수도 있겠다.
Trial CVR 에 대해서는 워낙 내용이 많아 일부러 분량을 줄여 썼는데도 내용이 상당히 방대했다. T2P CVR 은 짧게 쓸 자신이 있었는데, 다 써놓고 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많다. 그만큼 메워야 할 구멍들이 많다는 게지..
이렇게 무료체험에 이어 유저의 지갑을 열었다.
다음 글에서는, 열렸던 지갑이 다시 닫히게 되는 Churn 에 대해 알아보자. 구독 지표 시리즈 마지막 편 !
총 네 편에 걸쳐 연재될 ‘구독 기본 지표’는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1) 앱 구독 수익화의 핵심 지표인 MRR, Net MRR Movement, ARPPU 에 대해 설명한다. (이전전 글)2)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Free Trial 에 대해 설명한다. (이전 글)3)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Trial to Paid 에 대해 설명한다. (본 글)3)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Churn 에 대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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