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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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미’를 통해 보는 ‘불편한 상호작용’의 원리

불편함을 활용하는 사용자 서비스 디자인

매일 아침 많은 사람이 알라미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혹자는 알라미를 아침잠에서 깨워주는 기상 알람이라는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서비스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라미가 수년간 세계 시장에서 알람 앱 분야 점유율 1위를 독보적으로 유지해온 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알라미는 어떻게 기상 알람이라는 보편적인 문제에서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냈을까? 필자는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의 독특한 상호작용 디자인인 불편한 상호작용(Inconvenient Interaction)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림1. 불편한 상호작용의 예: (왼쪽부터) 웃어야 열리는 냉장고[1], 운동을 해야 작동하는 전자레인지[1], 그룹 멤버들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잠금으로 그룹 활동에 집중하게 하는 앱[2]
HCI 분야에서 서비스 디자인의 주된 방향은 보통 사람이 쉽고 편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 행동과 멘탈 모델(Mental Model)을 분석하고 이해하여, 맞춤화된 편리한 상호작용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디자인 목표였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이 항상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디자인은 의도적으로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제공하여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림1과 같이 냉장고 문을 열기 위해 웃는 모습을 요구,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기 위해 운동을 강제, 그룹 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스마트폰 동시 잠금 등 불편한 상호작용이 디자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불편한 상호작용이 행동 변화(Behavior Change) 문제에 잘 작동할 수 있음을 처음 제시했던 Rekimoto 교수는 불편한 상호작용이 성공하기 위한 원리 4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첫째, 불편함은 일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얻어지는 이익이 있게 할 것
둘째, 불편함을 일상 속 필요에 연결할 것
셋째, 필요성과 불편함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출 것
넷째, 부여된 불편함을 수용했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제공할 것
모바일 알람이라는 특수한 사용 상황에 맞춰 알라미는 Rekimoto 교수의 네 가지 원리에 잘 부합되도록 디자인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알라미에서 볼 수 있는 불편한 상호작용의 원리들을 살펴보자.
1. 일시적인 불편함과 장기적인 이익
일반 알람과 구분되는 알라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미션 알람이다. 이 미션 알람은 아침 기상 시 특정 행동을 강제하는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낸다. 기상 직후에는 일명 수면 관성(Sleep Inertia), 즉 잠에서 깼으나 계속 잠을 자고 싶거나 실제로 다시 잠에 빠지기 쉬운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알라미의 미션 알람은 이러한 수면 관성에서 빠르게 탈출하여 사용자가 목표했던 시간에 확실히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알람을 끄기 위해 사용자는 수학 문제를 풀거나 인증 사진을 찍거나 하는 등의 불편한 상호작용을 해야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은 잠시이며 본인이 목표한 시간에 잘 일어났을 때 얻어지는 이익은 클 수 있으며, 나아가 좋은 기상 습관과 건강한 생활 리듬이 장기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이익이 많은 사람이 스스로 알라미가 주는 불편함을 매일 아침 선택하고 감수하는 이유가 된다.
2. 매일의 필요에 연결된 불편함
아침에 잠에서 깨는 것은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매일 해야 하는 일에 연결하라는 두 번째 원칙에도 매우 부합한다. 아침 기상은 다른 행동들에 비해 비슷한 시간대와 같은 환경에서 일어나는 비교적 규칙적인 종류의 행동이다. 이러한 일상 행동에 불편한 상호작용을 연결하면 전체 과정이 하나의 새로운 습관으로 정착될 수 있어 지속해서 목표 행동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알라미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경험하는 매일의 필요를 잘 다뤘으며, 특히 아침 기상 문제는 국가와 문화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가 쉽게 확장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3. 필요성과 불편함 사이의 균형
알라미 앱은 사용자의 기상 필요와 미션 알람으로 인한 불편함 사이의 균형을 잘 이루도록 굉장히 섬세하게 만들어져 있다. 사용자는 자신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미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 미션에 대한 난이도도 조절할 수 있다. 불편함을 강제하되, 그것이 사용자 개인에게 맞춰질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HCI 관점에서 알라미의 미션 알람의 작업 부하(Task Load)를 크게 신체적 부하(Physical Load)와 인지적 부하(Cognitive Load)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진 찍기나 스쿼트 미션은 신체적 부하에 기반한 미션이며, 수학이나 퍼즐 문제 풀기는 인지적 부하에 기반한 미션이라 할 수 있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신체적, 인지적 부하에 대한 선호도나 수용도가 다를 수 있기에, 이렇게 다양한 미션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은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나아가 미션 알람은 Fogg 교수의 행동 모델(Behavior Model) 관점에서 봤을 때 행동 변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Fogg는 사람의 행동 발현을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의 3가지 요인으로 설명한다.
행동에 대한 동기와 능력이 높을수록 그 행동이 잘 수행될 법 하다. 자극은 행동을 유발하는 트리거를 말하는데, 행동 변화에 있어서 동기와 능력에 비해 영향력이 높은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라미는 사용자의 동기와 능력에 따라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도록 하여, 즉 미션 알람의 종류와 난이도를 조절하여 목표한 행동이 발현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할 수 있다.
4. 불편함 수용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
Rekimoto 교수는 마치 게임과 같이, 사용자가 어떤 불편함을 극복해 냈을 때, 그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를 사용자로 하여금 더 잘 인식하고 더 만족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불편한 상호작용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모바일 알람에 의한 기상 상황의 특성 상 사용자는 스스로도 제 때 잘 일어난 것에 대한 보람과 하루 일정을 잘 시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알라미가 제공하는 기상 이력과 응원 문구 등은 사용자가 앞으로도 불편함을 잘 감수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들은 사용자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제 시간에 잘 일어나는데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긍정적인 기상 습관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를 할 것이다.
사용자는 불편함을 쉽게 선택하고 감수하지 않는다. 편하고 쉬운 서비스에 익숙해서다. 이 같은 장벽을 뛰어넘고 알라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불편한 상호작용의 원리를 섬세히 고려했기 때문이다. 알라미는 현재 HCI 분야에서 불편한 상호작용의 실증적 사례를 제시하고 학문적 지식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향후에도 알라미의 가치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알라미는 세계적으로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슬립테크 분야에서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있어 수면은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주며, 수면의 품질이 규칙적인 생활과 밀접히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보고되고 있다[4].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5년까지 5,04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되며, 세계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026년 321억달러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알라미가 주로 다루고 있는 서비스 범위를 기존의 기상 이벤트에서 수면부터 시작해 하루 일상 시작까지로 확대하고, 이를 총체적으로 연결하고 지원해주는 서비스로 확장해 간다면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고유한 서비스로 충분히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아가 대규모 사용자를 바탕으로 전세계 수면 및 기상 행동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하며, 이에 기반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수익 확장도 예상된다. 예를 들어 수면 및 기상 데이터를 타겟 마케팅이나 보험 및 금융 프로그램 등과 연계하는 수익 모델을 새롭게 개발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침 시간이 갖는 특별한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해 봤을 때, 앞으로 알라미가 새롭게 열어갈 아침의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1] Rekimoto, Jun and Tsujita, Hitomi, “Inconvenient Interactions: An Alternative Interaction Design Approach to Enrich Our Daily Activities,” In Proceedings of the 2014 International Working Conference on Advanced Visual Interfaces, ACM, 2014.
[2] Ko, Minsam, Choi, Seungwoo, Yatani, Koji and Lee, Uichin, “Lock n’ LoL: Group-Based Limiting Assistance App to Mitigate Smartphone Distractions in Group Activities,” In Proceedings of the 2016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ACM, 2016.
[3] Fogg, B. J. (2020). Tiny habits: the small changes that change everything. Boston: Houghton Mifflin Harcourt.
[4] Timothy H. Monk, Charles F. Reynolds III, Daniel J. Buysse, Jean M. DeGrazia, and David J. Kupfer, “The Relationship Between Lifestyle Regularity and Subjective Sleep Quality,” Chronobiology International, 20(1), 2003.
본 글은 DBR (Dong-A Business Review) 344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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