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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타트업> 삼산텍, ‘눈길’ 앱 글로벌 출시! 👏 그런데, 현지화는 했나요? 👀

요즘 드라마 스타트업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실제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매 회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tvN 주말 드라마 스타트업! 지난 8회를 보면서 삼산텍 CEO 서달미(무려 수지!)처럼 조마조마한 눈으로 앱 출시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조금은 다른 의미로 말이다.
설마 글로벌 출시하는데 한국어만 넣은 건 아니지…?
앱을 올리는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왜? 돈 드는 것도 아닌데’라며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진출을 선택한 삼산텍 멤버들! 세 명은 국내파 개발자, 한 명은 해외파 디자이너,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투자를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혈 CEO로 구성된 삼산텍에서, 과연 글로벌 출시를 위한 현지화는 누가 했을까? 아니, 일단 무턱대고 출시부터 했으니 앞으로 누가 이 일을 맡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오 마이 갓… 내자마자 DAU 1만! 그런데 절반이 해외 사용자라고?
제품(앱 서비스) 및 제품 소개 정보를 출시할 국가와 해당 언어권에 맞게 현지화하는 작업은, 급한 대로 영문으로만 된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서비스 언어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출시를 했을 경우 사용성이 떨어져 형편없는 리뷰와 낮은 평점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애써 모은 사용자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제품에는 이미 탑재된 언어임에도 스토어 정보를 출시 국가의 언어로 알맞게 기입하지 않았을 경우, 당연히 스토어 방문자가 앱을 다운로드할 가능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듣도 보도 못한 앱의 외국어 설명을 친히 번역기에 돌려 유심히 살펴보는 친절한 고객은 드물기 때문이다. 스토어에는 우리 제품 말고도 수려한 언변과 외모로 미래의 사용자를 유혹하는 수천수만의 앱들이 끝없이 진열되어 있다.

갈 길이 먼 현지화, 우선은 ASO부터!

제품 내에 다국어 스트링을 추가하는 일은 (삼산텍처럼 아직 기획자가 없을 경우) 기획을 겸하고 있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고심하여 한 국가씩 진행해볼 수도 있겠지만, 당장 앱 스토어에 출시되어 있는 앱의 제목과 서비스 소개글, 스크린샷을 각 언어에 맞게 교체하는 작업은 앞서 언급한 제품 자체의 개선보다는 비교적 빠르고 가볍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기 마케팅 비용이 없는 삼산텍은 이 ‘돈 드는 것도 아닌’ 앱 스토어 최적화(ASO : App Store Optimization) 작업을 단계적으로 실행함으로써 현재 상태보다 훨씬 많은 글로벌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
DAU를 딱 1,000명으로 끊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달미
시간당 비싼 사용료가 부과되는 유료 API를 붙이는 바람에 혹여라도 DAU가 폭발적으로 늘어날까 전전긍긍하는 서달미의 케이스가 아니고서야, 자연적으로든 마케팅을 통해서든 사용자 증가를 원하지 않는 앱 서비스 운영자는 없을 것이다. 초조한 마음에 먼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기 이전에, 사용자가 자연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통로부터 넓고 견고하게 다져 두어야 예산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앱 스토어 최적화, 즉 ASO이다.
간단히 말하면 ASO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 스토어와 같은 다양한 스토어 내에서 우리 제품(앱)이 잘 보이게끔 만드는 작업이다. 웹사이트를 검색했을 때 네이버나 다음,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 상단에 노출되도록 만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O)의 모바일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ASO 작업에는 두 가지 큰 틀이 있는데, 하나는 키워드 최적화(Keyword Optimization), 또 하나는 전환율 최적화(Conversion Rate Optimization)이다. 키워드 최적화는 말 그대로 우리 앱이 보다 쉽게 검색 결과에 노출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며, 우리 앱과 관련도가 높은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높은 순위에 배치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키워드 최적화를 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우리 앱과 관련성이 높으면서 인기도가 적절한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를 앱의 메타데이터 요소에 녹이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메타데이터란?
메타데이터란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 즉 음악으로 치면 음악 파일 자체가 아닌 구조화된 ‘곡 정보’에 해당한다. 아티스트, 앨범, 발매, 장르, 작곡, 작사, 편곡, 곡 소개 등으로 쪼개어진 요소들을 보고, 사용자는 이 음악을 들어볼지 말지 먼저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쪼개어진 정보에 담겨 있는 키워드들 때문에 해당 아티스트, 작곡자, 편곡자를 검색하여 이 음악 파일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키워드 최적화를 통해 해당 키워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우리 제품과 경쟁자들의 제품이 함께 나열된 검색 결과 페이지까지 도달하게 만들었다면, 우리 제품의 간략한 소개에 관심이 생겨 상세 설명을 보도록 만들거나 더 나아가 그 자리에서 다운로드를 할 수 있도록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앞서 말한 전환율 최적화 작업이 바로 이 단계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스토어에 실린 앱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아이콘, 미리 보기 영상, 스크린샷, 앱 제목, 간단한 설명, 자세한 설명 등)에 잠재 사용자의 선호도를 높이는 장치들을 배치해야 한다는 말이다.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문화적 컨텍스트를 모르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어떻게 매료시킬 수 있을까?

당분간 마케터 역할도 직접 해야 할 달미에게 바치는 구글 플레이 콘솔 활용팁

음, 이런 자잘한 건 한지평 팀장님도 안 알려줄 것 같아서…
안드로이드 앱을 먼저 출시한 것으로 보이는 삼산텍의 ‘눈길’을 위해, 달미가 지금 구글 플레이 콘솔 내에서 손쉽게 해 볼 수 있는 ASO 팁을 전한다.
1. ‘번역 서비스 구매’를 통해 주요 국가 스토어 정보를 한 번에 현지 언어로 적용하기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는 구글 플레이 콘솔에서 제공하는 다국어 번역 서비스를 활용하여 현재 가지고 있는 스토어 등록정보 기본값의 번역본을 일괄 적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 번역 서비스는 말 그대로 ‘번역’만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각 국가에 맞는 키워드를 적용하는 것은 ‘번역 직접 관리하기’를 통해 추후 진행해야 한다.
구글 플레이 콘솔 내 번역 서비스 구매 화면
기본 스토어 등록정보의 번역 관리 토글을 열어 번역 서비스 구매를 클릭하면 위와 같은 번역 주문하기 페이지가 나온다. 여기서 번역하고자 하는 언어를 선택하고 주문을 진행하면 된다. 스토어 등록정보 텍스트만 주문할 경우 보통 USD 10 내외의 비용이 청구된다. 이미 출시한 국가의 현지 언어로 된 기본 정보가 없다면 일단 구색을 맞추는 의미로 번역 서비스를 통해 한번에 해결해 보도록 하자.
앱 내 문자열 번역, 인앱 상품 번역도 가능하지만 고려할 부분이 있다
참고로 앱 내 문자열과 유료 결제 상품의 설명 문구 번역도 가능하지만 번역할 텍스트의 분량에 따라 높은 비용이 청구될 수도 있고, 화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번역이 될 경우 오히려 사용성을 해칠 수 있어 적용하기에 앞서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해제’의 의미로 쓰인 영문 dismiss를 우리말로 단순 번역하면 ‘버리다, 해산시키다, 퇴거시키다, 해고하다, 아웃시키다, 해산하다’ 등의 다양한 뜻이 나오는데, 앞 뒤 맥락을 설명해 줄 텍스트가 적은 앱 내 문자열 특성상 잘못된 표현으로 번역될 가능성이 높다.)
2. ‘번역 직접 관리하기’를 통해 국가별 스토어 정보 보완하기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여러 국가들에 대해서도, ‘번역 직접 관리하기’에서 국가별로 스토어 정보를 보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와 같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나라는 앱 제목과 설명에 ‘free’를 강조하여 사용자들이 보다 마음 편하게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해 볼 수 있다. (iOS의 경우 앱 제목이나 부제목에 ‘free’를 사용하면 종종 반려 대상에 포함되니, 되도록 안드로이드 설명 문구에만 사용하도록 하자.)
같은 언어를 쓰더라도 국가별로 특성이 다르기에 스토어 정보를 따로 생성하여 관리하는 것이 좋다
반면 미주 지역에서는 무료를 강조하기보다는 ‘help, visually impaired, low vision, assistant’와 같이 눈길 앱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도움을 받는 대상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키워드에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동일한 키워드로 경쟁자들이 어떤 문구를 사용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새로운 키워드를 넣어 스토어 정보를 개선해보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영국과 호주의 경우 앱 정보가 영국식 영어로 바르게 표기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국 내 ‘visually impaired’ 키워드 상단 노출 결과. 여러 개발사들이 주력하는 핵심 키워드들이 눈에 보인다
3. ‘스토어 등록정보 실험’으로 국가별, 앱 자산별 현지화 실험 진행하기
아직 어떤 톤으로 정보를 구성해야 할지 확신이 없을 경우 구글 플레이 콘솔 내 스토어 등록정보 실험을 통해 각 국가별, 앱 자산별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실험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 요소를 바로 기본 스토어 정보로 적용할 수 있으니 아직 조사가 충분치 않은 국가의 정보 값을 변경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도록 하자.

그 외,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

몇 번은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진출한 여러 가지 제품의 앱 정보를 살펴보다가, 이렇게 번역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어색한 카피에 경악을 한 적이 있었다. 이제는 그렇게 작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고 동병상련을 느끼는 처지에 있지만 말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현지화를 진행할 때는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도가 낮은 국가를 위해 비용을 들여가며 번역을 한다거나, 그 나라의 디자인 트렌드를 따른 별도의 소재를 개발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대부분 마케터나 이 일에 뜻이 있는 제품 운영 담당자가 재량껏 주요 국가 외의 나라들도 커버하려 노력하는 선에서 작업을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 노력의 목적은 ‘검색이 잘 되게 하는 것’이기에 귀에 박히는 멋진 문장으로 다듬기보다는 국가별 조사에 기반한 ‘먹히는 키워드의 조합’으로 문장을 구성하게 된다. 물론 해당 키워드들을 사용해서 완성도 높은 문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다.
1) 해외 멤버의 도움을 구하자
규모가 아직 작은 스타트업이더라도 필요에 따라 주요 국가에 현지 직원을 한 두 명씩 채용한 경우, 미리 양해를 구하고 주기적으로 짧은 길이의 번역을 요청하여 적용해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번역기를 쓰더라도 원어민이 쓴 자연스러운 문장을 넘어서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몸 담았던 중화권 스타트업에서는 캠페인이든 ASO든 카피를 작성해야 하는 니즈가 있을 때마다 직군 불문 원어민 멤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더 나은 현지화된 문장을 차용했다. 물론 CMO의 성향과 중재 역량에 따라 산출물의 퀄리티는 달라질 수 있다. 조직 내에 해외파 멤버가 있다면 위의 상황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삼산텍이라면 해외파인 정사하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끌어내 보는 것이 가장 빠르겠다.
2) 노가다는 줄이고, 타율은 높이자
번역기를 사용하다 보면 어떤 언어는 쉽게 번역이 되고, 어떤 언어는 원래 의도한 바와 다소 거리가 먼 번역 결과가 나타나곤 한다. 원하는 의미가 잘 안 나올 때는 문장을 더욱 간단하게 바꾸어 의미를 축약하고, 유사한 단어로 교체하면서 번역할 언어와 원문을 양방향으로 거듭해서 돌리다 보면 가장 괜찮은 버전을 건질 수 있다.
구글 번역기 한국어 <> 영어 번역 화면. 양방향 언어 전환을 하면서 문장을 다듬어 보자
그렇게 구한 최선의 문장을 가지고 해당 언어와 비슷한 언어들을 묶어 동시에 번역하면 전체적인 작업 시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스토어 정보에 들어가는 앱 제목과 앱 설명 등 모든 텍스트 요소들은 각각 글자 수 제한(안드로이드 앱 제목 — 50자 / iOS 앱 제목 — 30자)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언어 중 하나를 길이에 맞게 완성시켜 놓고 나머지를 번역하면 글자 수를 맞추는 데 애를 먹지 않아도 된다.
구글 번역기 노르웨이어 <> 스웨덴어 번역 화면. 단어의 형태와 문장 길이가 비슷하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언어의 글꼴과 문장 형태가 비슷한 국가 그룹]
동남아 계통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북유럽 계통 —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러시아 계통 — 러시아, 불가리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중앙아시아 계통 —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동유럽 계통 —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체코
구글 번역기 외에도, 구글, 파파고, 카카오, 빙 등 다양한 번역기의 번역 결과를 동시에 비교할 수 있는 ‘번역기들’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지원하는 언어 종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짧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번역할 때 굉장히 유용하다.
3) 사용자와 전문가가 쓴 좋은 표현을 틈틈이 모아 두자
우리의 제품을 직접 써보고 애정을 담아 조언해 주는 사용자들의 리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불현듯 주옥같은 표현이 눈에 보이는 날이 있다. 세계 각국의 사용자가 ‘이 앱 정말 끝내주게 좋아!’라고 표현하는 방식과 좋아하는 이유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리뷰를 유심히 보고 좋은 표현들을 모아두면 ASO 키워드를 조사하거나 현지화 텍스트를 작성할 때 북극성 같은 길잡이가 된다. 열혈 사용자들이 직접 앱 내의 잘못된 번역을 고쳐주거나 개선 방안에 대한 메일을 보내오는 경우도 있으니 놓치지 말고 도움을 받되, 감사의 표현을 하도록 하자.
또한 피쳐드 선정이 되어 스토어 메인에 소개되거나 언론에서 기사화되었을 경우, 전문가들이 작성한 우리 제품에 대한 소개글을 꼼꼼히 참조할 필요가 있다. 제품 바깥에 있는 외부인의 시각으로, 역시나 아직 우리 제품을 잘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필력을 다한 글에는 언제나 배울 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서비스 앱의 현지화 과정은 멀고 험난하지만, 동시에 사용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작업 영역이기도 하다. 현지화에는 완벽한 끝도, 정해진 답도 없지만 삼산텍처럼 이제 막 시작하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무사히 망망대해로 출항할 수 있도록 돕는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